830일차 - 패트로자보츠크 관광 I

본격적인 패트로자보츠크의 관광 첫날. 카렐리아 공화국의 수도이긴 하지만, 론리나 구글맵 상에서 찾아봤을 때, 그다지 가볼만한 곳은 없는 듯 했다. 그래도 기왕에 왔으니, 돌아봐야지.

카렐리아 공화국은 왼쪽(라도가 호)과 오른쪽(오네가 호)에 큰 호수를 끼고 있다. 유럽에서 두번째로 큰 곳이라고 하는데, 패트로자보츠크는 오네가 호에 인접해 있다. 특히 숙소에서 걸어서 10분이면 호수에 닿을 수 있다. 어제 처음 봤을 때는 마치 바다 처럼 보였다.

숙소를 나와 가장 먼저 향한 곳이 호숫가다. 그나마 볼 만한 것들이 있는 곳이 이곳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다행히 이곳에 머무는 며칠 간은 비 예보가 없다.

평일 점심 무렵임에도 호숫가에 접한 공원에는 휴식을 즐기러 나온 사람들이 많았다. 그중에 눈에 띄는 장면은 낚시를 하는 사람들과 풀 밭 위 의자에 누워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 그리고 수영복 차림으로 호숫가에 인접한 모래 사장(이라고 하기에는 아주 좁은 지역에)에서 썬텐 또는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
문득 이와 비슷한 광경이었던, 우크라이나 키예프 숙소 근처의 강가가 생각났다.
강가를 따라 북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호수라서 물은 잔잔했고, 수심은 생각보다 깊지 않았다. 약간 더운 감이 있었지만, 이따금 시원한 강바람이 불어왔다.
멀리 이따금 요트나 관광객을 태운 여객선의 모습이 보였다. 이곳에서는 Kizhi Island 과 멀리 Solovetsky 섬까지 가는 배를 운영하고 있었다. 몇몇 조형물이 인상적이었다. 특히 두사람이 그물을 던지는 듯한 형상.

공원 안쪽으로는 대관람차를 비롯한 놀이공원, 그리고 시민들을 위한 운동기구들이 있었다. 한눈에 봐도 헬스클럽에나 있을 듯한 굉장히 전문적이고 좋아보이는 것들이 줄지어 설치되있었다.

숙소에 돌아오니, 자전거 여행자가 와 있었다. 그의 이름은 '야로슬라브'. 모스크바 근처의 도시에서 살고 있다고 했다. 여름 휴가를 이용해서 여행을 하고 있다고. 그는 모스크바, 상트를 거쳐 이곳까지 왔다고 했는데, 중간중간 기차를 이용했다고 했다(여기에 오기까지 17시간동안 240km 를 달렸다고했다). 그가 달린 루트를 보니, 나와는 달리 큰 메인도로가 아닌 더 작은 지방도로를 달렸다.
그가 나에게 도로가 너무 안좋다고 했는데, 십분 이해가 갔다. 그는 상트 이후 나와는 반대인 북서쪽으로 라도가호를 시계방향으로 돌았다. 그는 이후 배를 타고 Kizhi 섬을 들른 후 동쪽으로 간다고 했다.

그와 밤새 여러 얘기를 나눴다. 그중 기억에 남는 대화.

“너는 네가 유럽사람이라고 생각해? 아니면 아시아사람이라고 생각해?”
“둘 다 아니라고 생각해. 러시아사람이지(Russia is Russia).”

나 또한 동의한다. 이곳사람들은 여행하면서 처음보는1) 유형의 사람들이다. 서양인과 비슷한 외모를 가졌지만, 확실히 서유럽 사람들과는 다르다. 사고방식이나 행동은 아시아의 어느 나라에서 온 것만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많다. 이런 점들이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

PS. 그에게 나의 앞으로 루트를 얘기하니, 무르만스크를 자전거 타고가는 것은 위험하다고 했다. 이유를 물으니, 야생동물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은 여행하는 동안 뱀을 여러번 봤다고. 아마도 그가 라이딩했던 길들이 대부분 임도였다는 걸 감안하면 충분히 그럴만 하다.

PS2.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카렐리아 공화국 홈페이지에 들어가봤다. 최신 글에 따르면 올해 2월에 대통령이 바뀌었다는 내용이었다. 선거가 아닌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명을 해서 말이다. 또한 카렐리아 공화국의 몇몇 지역을 러시아 북서지역으로 편입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이곳 사람들에게 묻고 싶어졌다.
'당신은 카렐리아 공화국 사람인가요? 아니면 러시아 사람인가요?'
































1)
그동안 보지 못했던
  • journey/russia/2017_2/day8.txt
  • Last modified: 4 days ago
  • by 127.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