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0일차 - 7월초에 겨울이 끝났다니
한달 전에 메일을 주고 받았던 러시아 자전거 클럽(Russian Cycle Touring Club)에서 메일이 왔다.
내용인 즉슨, 자전거로 노르웨이국경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것. 대신 자동차나 버스로는 갈 수 있을 거라고.
'이게 무슨 일인가?'
마지막 메일에서는 갈 수 있을거라고 했는데, 한달 만에 메일을 보내 안된다니.
일단 가보기로 했다. 만일의 상황을 대비해서 무르만스크에서 노르웨이 Kirkenes 로 가는 버스편을 알아봤다.
오전에는 패니어를 수리했다. 지금으로선 할 수 있는 것은 빗물이 들어가 너덜너덜해진 기존의 패치를 떼어내고 다시 본드로 붙이는 일. 각이 진 모서리부분에 구멍이 나면 수리가 까다로울 뿐더러, 하더라도 얼마못가서 떨어져버린다.
이참에 리어패니어와 위치를 바꿔볼까도 생각했지만, 프론트 패니어가 Back-Roller Plus 라 이정도라도 수리가 가능하지, Bike-Packer Plus 였다면 더더욱 수리가 어려웠을 것이다.
오후에는 현금 인출을 위해 며칠 전 갔던 Baltic Bank atm 기기를 다시 찾았다. 참고로 이 기기는 최대 6000 루블까지 인출이 가능한데, sber bank 처럼 별도의 수수료가 없다. 비교를 해보니, 오히려 sber bank 보다도 조금 더 낫다.
부탄가스와 플라이 낚싯대를 사기위해 어젯밤 미리 찾아둔 상점을 찾았다. 인터넷에 나온 가격으로 구입하기 위해 즉석해서 멤버쉽 카드를 만들었다. 졸지에 lenta 그리고 그제 바람막이를 샀던 스포츠용품 점의 멤버쉽 카드까지 이렇게 3개의 카드를가 생겼다.
영어를 할 줄 아는 직원이 있어 낚싯대를 구입할 때, 이것저것 얘기를 나눌 수 있었다.
“플라이 낚시를 처음하는데, 이 제품(사전에 인터넷으로 알아본 제품)을 괜찮을까요?”
“네 괜찮아요.”
그는 제품을 꺼내서 직접 조립하는 것을 보여주고, 어떻게 낚시를 해야 하는지도 설명해줬다.
“요즘이 낚시하기 좋은 때인가요?”
“원래는 여름시즌인 지금이 가장 좋은(best) 시기죠. 하지만 올해는 고기를 잡기 어려워요.”
“왜요?”
“올해 겨울이 무척 길었거든요. 7월 초에나 겨울이 끝났어요. 때문에 이곳에서 나는 버섯이나 베리가 없죠. 물고기도 마찬가지에요. 평소 같았으면, 많았을 거에요.”
“저는 노르웨이에 갈 건데요.”
“노르웨이는 잘 모르겠네요. 여기와는 많이 다르거든요.”
“이곳과 비슷하지 않나요? 가깝잖아요. 겨우 200km 밖에 떨어져있지 않은데.”
“Kirkenes가 이곳보다 더 북쪽에 있지만, 여기가 더 추워요. 고도 또한 그쪽이 더 높고, 여기는 낮지만 그곳이 덜 춥죠. 그리고 노르웨이에서 낚시를 하려면, 라이센스를 구입해야 해요. 안 그러면 벌금을 물어야 할 거에요”
그가 추천하는 미끼와 낚싯줄을 구입하고는 상점을 나왔다. 이 걸로 한마리라도 잡았으면 좋겠는데.
PS. 이곳 숙소에서는 일하러 온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1). 나 같은 외국인 관광객을 거의 보기 힘들었다. 이곳이 전과 다르다면, 우즈벡 사람들이 없다는 것. 대개 러시아 사람들. 오늘 저녁때 본 아저씨는 트럭 운전사로 모스크바 근처에서 이곳까지 물건을 싣고 왔다고.

<무르만스크 기차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