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2일차 - 진짜 러시아를 보려면
숙소를 출발하는 날마다 느끼는 것은 항상 제대로 못 쉬고 떠난 다는 것.
숙소에 있을 때는 왜 이렇게 시간이 빨리 가는건지. 항상 하루만 더 쉬고 가면 좋겠다 라고 생각한다.
숙소에 머무는 동안 특별히 하는 것은 없다. 주변을 관광한다던가 그리고 부식을 사러 슈퍼마켓에 가고 그리고 끼니때마다 요리해먹고 그리고 밀린 일기와 사진, 동영상과 gps 로그를 백업하는 일. 이런 일들로 지난 3일을 보냈다.
오전 10시반 무렵 출발했다. 토요일 오전이라 시내를 빠져나오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 오늘 비예보는 없었다.
20여 킬로미터를 달려 기존에 달렸던 E105 도로를 다시 만났다.
야로슬라프의 말대로 길은 정말 좋았다. 정오가 넘어 길가에 있던 상점에서 물과 우유를 샀다. 날씨가 그리 덥지 않아서 우유가 저녁때까지는 상하지 않는다.
며칠 전에서부터 보던 대로 손에 통을 들고 숲을 거니는 사람들을 자주 본다.
PS.이번 숙소는 아마도 러시아에서 묵은 곳 중에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이 아닐까 싶다. 가격 적인 측면(390류블)도 그렇고 시설도 괜찮았다. 뭐니뭐니해도 주인 아주머니가 지금까지 묵은 숙소 중 가장 친절했다.
체크아웃을 할 때 먼저 거주 등록증을 주셨다(내가 먼저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그리고 손수 구글 번역기를 사용해서 여행 잘하라며 행운을 빌어주셨다.
3일 동안 8인실을 혼자 또는 2명이서 사용했다. 이곳이 모스크바나 상트에 비해 외국인 관광객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숙소를 찾는 손님들은 대부분 일 또는 서류를 갱신하기 위해 온 우즈벡 사람들이다.
숙소를 나오는데 어제 본 우즈벡 손님을 만났다. 자신의 형님과 통화를 시켜준. 그는 오늘 상트로 간다고 했는데, 운전면허증을 갱신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고 했다.
그가,
“우즈벡에는 언제 올거야?”
“아 글쎄….”
그는 즉석해서 나의 여행에 대한 기도를 해주었다. 이슬람식으로 말이다. 예전에 카자흐스탄의 모스크에서 기도시간에 참석해 본 적이 있다.
두 손을 모으고 마치 책을 읽듯이 기도를 소리내어 하고 마지막으로 손을 세수하듯이 얼굴에 문지른다.
PS2. 엊그제 야로슬라프와의 대화.
“상트와 모스크바는 러시아가 아니야. 진정한 러시아가 아니지. 진짜 러시아를 보려면 외곽의 작은 마을에 가서 볼 수 있어”
그의 말에 100프로 동의한다. 이건 비단 러시아 뿐아니라 모든 나라에 적용되는 말이다.
PS3. 도로에서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보면 일단 반갑다. 도로에 자전거가 많으면 많을 수록 안전하다는 뜻이다. 오늘 반대편 차선에서 자전거 여행자로 보이는 여성을 봤다. 아쉽게도 얘기를 나눌 수는 없었다. 아마도 무르만스크에서 오는게 아닐까.


[로그 정보]
달린 거리 : 95.88 km
누적 거리 : 27991.56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