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15일차 - 상트페테르부르크 관광 II
상트페테르부르크 관광 2일차.
에르미타시 미술관에 가는날. 오늘 꼭 가야하는 이유가 있다. 바로 매주 수요일과 금요일만 오후 9시까지 운영을 하기 때문이다. 이외에 다른 날은 오후 6시까지.
세계 3대 박물관 중 하나라는 이곳. 전시된 유물만 300 여 만점이 된단다. 론리에도 나와있지만, 제대로 보려면, 며칠을 투자해야 한다. 고가의 티켓가격(700루블)때문에 그렇게 할 수는 없고, 최대한 오래보기 위해 오늘을 택했다.
문을 여는 10시 반 보다 조금 늦은 11시가 넘어 도착했다. 역시나 티켓 오피스에 줄지어 늘어선 사람들이 보인다.
인터넷을 검색해보니, 이들은 대부분 러시아 내국인들로 할인된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기다리는 거라고 한다. 외국인은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굳이 기다릴 필요없이 옆에 있는 티켓 판매기로 갔다.
소문대로 이용하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다.
입장하기 전에 가져간 샌드위치를 먹고, 사탕 몇 개를 챙겼다.
티켓을 가지고, 입구라고 적힌 푯말을 따라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티켓에 있는 바코드를 찍고 들어갔다.
가장 먼저 미술관의 전체적인 위치가 있는 브로셔를 집어들었다. 총 3층으로 되어 있고, 방 숫자만 해도 400번까지 있다.
'듣던대로 오늘 안에 다 볼 수 있을까'
무심코 들어간 방의 번호는 55번. 지금의 코카서스 지방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전시하고 있었다. 예전에는 이곳이 실크로드의 중요 루트였던 만큼, 몇몇 유물들에는 한자가 적혀있었다. 당시 교역했던 이란이나 중국, 이집트등의 영향을 받았다.
기원 전에 출토된 어떤 것은 이집트의 스핑크스와 유사한 모습이었다.
대부분 지금의 조지아, 아르메니아, 우크라이나, 불가리아 지역에서 온 것들이다.
지금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에서는 불상모양의 조각과 중국 풍의 그림 수 점이 있었다. 또한 지금의 시베리아 바이칼 호수 지역 근처의 유물에서는 큼지막한 헝겊에 그린 그림이 있었는데 정말 특이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군데였다. 정문이 아닌 나처럼 왼쪽에 있는 입구로 들어가게 되면, 1층의 다른 곳으로 이동할 때 문제가 생긴다. 이때 exit 라고 적힌 출입구를 통해 나와서 다시 정문쪽으로 가야 한다. 이때 이미 바코드를 한번 찍었기 때문에 제대로 입장이 안된다. 내가 이미 다른 곳으로 입장을 했다고 하니, 직원이 입장하게 해주었다.
가장 처음이라고 할 수 있는 11번 방부터 연대기 순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가장 처음은 역시 이집트 문명 당시의 유물. 세계 3대 박물관 답게, 이집트 문명과 관련한 유물이 지금껏 가본 곳 중에 가장 많았다.
그중에 흥미로웠던 것은 당시 발굴된 것 중에 판화 형태의 유물인데, 아마도 학교였던 곳에서 발견되었다고 한다. 판화에 새겨진 내용을 보면, 시험지였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이후 그리스, 로마 시대로 이어지는데, 대리석으로 만든 전시실에 조각상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전시된 작품 뿐아니라, 미술관 건물 자체가 거대한 작품이라고 할 정도로 벽에 그려진 그림들과 샹들리에가 고풍스러운 분위기를 더했다.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서는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생동감있는 작품들이 등장했다. 유명한 화가(레오나르도 다빈치, 라파엘로, 렘브란트 등)들의 작품들은 주변에 서있는 사람들의 숫자만 봐도 짐작할 수 있었다. 멀리서나마 직접 눈으로 보는 것에 만족했다.
곳곳에 쉬거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긴 의자가 놓여있어서 좋았다.
복도를 따라 이동하니 러시아 황실의 생활용품과 가구, 장식품이 전시된 곳이 나왔다. 전세계에서 만들어진 최고급 물건들, 당시 황제의 권위가 어느정도였는지 가늠할 수 있었다.
신관에는 19세기 이후 근대와 현대미술을 전시하고 있었다. 인상파로 유명한 모네, 고흐, 르누아르, 세잔, 드가, 마네… 처음 들어본 작가의 작품까지.
수집 규모가 남다르다. 괜히 세계 3대 미술관이 아니다.
마음 같아서는 저녁 9시까지 있고 싶었지만, 체력의 한계로 인해, 오후 6시 무렵 미술관을 나왔다.
PS. 미술관에서 꽤 많이 사진을 찍었지만, 나중에 확인해보니 마음에 드는 건 몇장 되지 않았다. 전시관 실내가 전체적으로 밝지 않은 데다가, 조명이 강하기 때문에 작품에 빛반사가 심했다. 사진을 찍는 것보다 직접 눈으로 보는게 훨씬 낫다.




























<러시아에서 자주 먹었던 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