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3일차 - 모스크바 관광 VI
모스크바 관광의 마지막 날.
- Izmailovsky Market
- 데카트론
두 곳 모두 당초 계획에는 없던 곳들이다.
1. Izmailovsky Market
큰 규모의 시장이라고 해서, 우리의 남대문 시장이나 가락동 농수산물 시장을 생각했었다. 오전 11시 경에 도착했다. 이곳이 모스크바 시내에서는 조금 떨어져 있어서, 지하철을 타고 한참을 가야 했다. 평일 오전이어서 일까. 오가는 사람도 없고, 아직 문을 열지 않은 상점이 많았다. 문을 연 상점들은 거의 기념품 가게들. 러시아 하면 가장 떠오르는 목각인형 '마뜨로쉬까' 가 진열되어 있었다. 또 한쪽으로는 털모자들(지금 계절을 생각하면 전혀 어울리지 않는 상품이긴 하지만). 간간히 중국 관광객들이 흥정을 하거나 물건을 구경하는 모습이 보였다. 기념품 시장이라고 보면 될 듯.
생각보다 구경거리가 없어 실망했다.
2. 데카트론
며칠 전 빨아놓고 빨래 건조대에 널어둔 무릎보호대가 사라졌다. 직원에게 물어도 못봤다고 하고. 누가 훔쳐간 것 같지는 않고, 자기 빨래로 오인하고 가져간 것 같다. 어찌 되었던 무릎보호대는 필요했다. 모스크바에서 살 수 있는 곳을 검색했고, '데카트론' 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러시아까지 진출해있다니.
대형 쇼핑센터 안에 입점해있었는데, 프랑스나 스페인에서 봤던 데카트론 매장보다 훨씬 커 보였다. 물건들도 더 다양했고. 경마, 낚시, 다트, 석궁, 캠핑 장비 등등.
정말로 오랜만에 지르고 싶은 욕망이 불끈 솟았다. 부탄 가스도 봤는데, 59 루블. 대략 1달러. 우리나라와 비슷하거나 약간 더 저렴했다. 아무래도 자원이 풍부한 나라다보니, 지금까지 여행했던 어떤 다른 나라보다도 저렴했다. 몇 개 구입할까 하다가, 짐도 그렇고, 지난 번 구입한 휘발유가 남아있으니 내려놨다.
그럼에도 휘발유가 가스보다는 저렴하다.
데카트론에서 무릎보호대, 브레이크 슈, 테프론오일이 첨가된 구리스를 샀다.
같은 건물 아래에 대형 슈퍼마켓이 있었다. 1층과 지하, 총 2층으로 구성된. 숙소 근처의 대형마트보다 훨씬 더 저렴했다. 빵의 경우, 1/3 값이다. 지하철을 타고 장시간 이동해야 하기에 많이 살 수는 없었고, 꼭 필요했던 뿌리는 모기약을 샀다.
'아 이제 모기로부터 해방되는 것인가?'
계산대에서 장바구니에 담긴 상품을 놓고, LCD 화면의 숫자의 돈을 내려는데, 캐셔 아주머니가 여기서 돈을 내지 말고, 뒤에서 내란다. 그리고는 최종 숫자가 적힌 영수증 종이를 주셨다. 뒤에는 기계들이 여러대 있었는데, 사람들이 계산을 하고 있었다.
방법은 이렇다. 영수증 종이의 바코드를 기계에 인식시키고 나서 돈을 투입한다. 거스름돈이 나오고 최종 영수증이 나온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이 최종 영수증을 사용해서 마지막 출입구에 있는 리더기에 바코드를 찍어야 문이 열린다. 중앙아시아 국가에서 나갈때 영수증을 경비원에게 보여주는 건 자주 있었지만, 이렇게 모든 것이 자동(?)으로 된 것은 처음본다.
PS.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긴 하지만, 지하철을 타면서 통화를 하는 사람을 거의 못봤다. 아니 보지 못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지하철에서 통화가 안되기 때문이다.
PS2. 예산의 압박 때문에 도미토리에 묵기는 하지만, 사실 도미토리에 있으면 아무리 오랜 기간 쉬어도 피로가 풀리지는 않는다. 아무래도 같은 방을 사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만의 공간을 가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면에서 키에프에서의 한 달은 정말 좋았다. 엊그제에는 두명의 코콜이 때문에 밤 늦도록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귀마개를 했음에도 소용이 없었다. 잠시나마 산티아고 때가 생각났다. 어젯밤에는 모기들 때문에 시달렸다.
PS3. 그동안 약간 의심스럽긴 했었는데, 숙소에 들어와보니, 유심 데이터를 이용한 인터넷이 안된다. 잔액을 보니 마이너스다. 아직 한달이 안되었고, 선불요금인데, 그동안 매일 확인할 때마다 충전 금액이 차감되고 있었다. 정확히 어떤 근거로 얼마나 차감되는지 알기 어려웠다. 죄다 러시아어라서, 크롬의 번역기능을 이용해서도 정확한 내용이 나오지 않았다. 전체 20기가의 데이터 중 1기가도 채 사용하지 못했다. 그런데 잔액이 없다고 사용할 수 없다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