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9일차 - 모스크바 관광 II

모스크바 관광 2일차.
붉은 광장을 중심으로 크렘린과 성 바실리 성당을 둘러볼 계획이다. 어제 잠깐 이곳을 둘러봤지만, 곳곳에 배치된 경찰차와 경찰들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불심검문을 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인터넷에서 여권과 거주 등록증을 항상 지참해야 한다고 본 것 같다.
토요일에 체크인을 했지만, 이틀이 지난 오늘(월요일) 오전까지 거주 등록증을 받지 못했다.
확실하지 않아서, 숙소를 출발하기 전에 대사관에 전화 문의를 했다. 대답은 이랬다.

  • 여권과 입국신고서, 그리고 모스크바 숙소로 부터 받은 거주 등록증을 지참하고 다닐 것
  • 만일 주말이라 숙소에서 거주등록을 하지 않아 받지 못한 경우, 숙소 연락처를 알려 줄 것
  • 만일 경찰이 금품등을 요구한다면, 대사관으로 연락할 것

또 대사관 직원은 숙소에서 거주 등록을 했다면, 종이를 줬을 것이라고 했다. 만일 받지 못했다면, 먼저 요구를 해야 한다는 말도 했다. 전화를 끊고, 숙소 주인에게 등록증 얘기를 했다. 그녀는 주말이라 하지못했고, 오늘 할 예정인데, 대략 3시간 정도 걸릴 거라고 했다.

기다릴까 하다가, 길을 나섰다.

'검문을 당하면, 경찰에게 숙소 전화번호를 알려주면 되니'

어젯밤까지도 오늘 비예보가 있었는데, 오전에 보니, 비소식이 없다. 잘됐다.

크렘린 티켓을 구입하기 위해 알렉산더 가든으로 향했다. 오전 10시 반 무렵. 매표소 앞에 꽤 긴 줄이 늘어서 있다. '뭐지 이 줄은 설마?'

매표소 안으로 들어가봤다. 그 줄은 Armoury Chamber 티켓을 사기 위한 줄이었다.
이 줄이 긴 이유는 내부 사정으로 인해 하루의 수용 관광객 수를 제한해 놓고, 시간대별로 티켓 창구를 열어 판매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크렘린 티켓은 여러가지로 나뉜다.
Armoury Chamber(700루블), Diamond fund(500루블), Architectural ensemble of Cathedral square(500루블).

기다리지 않아도 되는 “Architectural ensemble of Cathedral square” 티켓을 샀다. Armoury Chamber, Diamond fund 을 제외한 크렘린 안의 성당 내부와 박물관들을 입장할 수 있다. 옆에 자동 티켓판매기가 있어서, 바로 구매가 가능했다.
입장할 때, 짐 검사를 했는데, 카메라나 먹을 것을 가지고 들어가도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아마도 위험한 물건을 검사하는 용도인듯.

월요일임에도 단체 관광객들이 꽤 많이 보였다. 절반은 중국 관광객들. 론리에 나온 순서대로 둘러봤다.

  1. Dormition Cathedral
  2. Great bell tower
  3. Tsar cannon & Bell
  4. Archangel cathedral
  5. Annunciation cathedral

크렘린을 가장 대표하는 성모승천 사원. 론리에 따르면 시간이 없다면, 이 건물만 보라고 할 정도니. 러시아 최고의 사원으로 모스크바 대주교 및 총주교들의 시신을 모신 사원이다.
성당에 들어가니 입구쪽에 반갑게도 한글로된 브로셔가 있었다. 그만큼 많이 온다는 뜻이겠지. 덕분에 가이드를 동반하지 않은 나 같은 개인 여행자도 브로셔를 보고 그림과 성당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었다. 이후 방문한 다른 성당에서도 한글 브로셔가 있었다.
성당 내부를 찬찬히 둘러봤다. 그리 낯설지 않았다. 키에프에서 봤던 성당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림 기법도 그렇고. 차이점이라면, 좀 더 오래되고 더 잘 보존 되었다는 것. 성당의 벽, 기둥에서부터 천장까지 온통 그림이 그려져 있다. 큰 그림 둘레에 여러개의 작은 그림들이 그려져 있는데, 마치 작은 그림들이 큰그림을 설명하는 것 같다.
낯익은 성모화도 보였다. 황제와 황비가 예배를 보던 자리도 있었다.
건물 밖 남쪽과 북쪽 입구에 그려진 그림도 인상적이었다. 역시 최고라 부를만 하다.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데, 옆의 작은 성당의 입구로 한 무리의 사람들이 들어간다. 따라 들어가보니, 15~19세기의 러시아 목조각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다. 이 성당의 이름은 성모성의 소장교회. 모스크바 공국의 대주교들과 러시아제국 총주교들의 가정교회란다. 전시된 작품들 중에는 러시아 북부 지방의 유명 조각가인 솔로베츠키와 키릴로-벨로제르스키등의 작품도 있었다. 러시아만의 독특한 잘 발달된 예술분야라고 하겠다.

언제부터 성당에서 bell tower 를 보게되었을까. 동유럽에서부터인데, 기억이 맞다면, 우크라이나다. 훨씬 그전 부터일수도 있고. 크렘린의 건물 중 가장 높은 건물인 종탑. 지금도 시간마다 종을 울린다.

종탑 옆으로 거대한 종과 대포가 보였다. 부피와 무게가 어마어마해서 옮기기도 사용하기에도 불편했을 것 같다.

한국어로 대천사사원. 이곳은 러시아군의 수호천사인 미카엘 천사장을 위해 만든 것이고 모스크바공국의 대공 및 봉건제후들 그리고 초기 러시아제국 황제들의 무덤으로 이용되었다. 이곳에서 눈에 띄었던 것은 황족들의 시신을 담은 관들. 즉 황족의 묘지였다. 키에프 성당에서도 지하 동굴에서 관을 봤던 기억이 있다. 문득 레닌의 시신을 방부처리해서 관에 담은 것 역시, 뭔가 비슷한 연관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봤다.

한국어로 성모수태고지사원. 모스크바 공국의 대공들 및 러시아제국의 황제들을 위한 가정교회로 이용되었단다. 이곳에는 황족이 예배시에 사용했던 기물들과 성화와 성물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위 다섯 곳 말고도 크렘링 궁의 건물 곳곳에 박물관들이 있었다. 그중 총주교궁전에 있는 17세기 응용 미술 및 러시아 민속 박물관을 찾았다.
총주교의 개인용품과 고급 식기, 시계, 자수작품, 필사 및 인쇄한 책자등이 전시되었다. 특히 복음서는 크기와 두께가 어마어마 했다. 책표지에 보석과 장신구를 달았는데, 도저히 휴대가 불가능해보였고, 한페이지를 넘기는데도 불편해보였다.
전시된 물품 중에는 지금의 북유럽 또는 서유럽에서 건너온 것들이 많았다. 대부분 17세기에 만들어진 것들. 문득, 17세기 동양의 식기류와 시계 자수 작품들을 머릿속에서 비교해보았다.
항목에 따라 다를 수는 있겠지만, 식기류의 경우, 동양의 식기인 도자기의 퀄리티가 훨씬 뛰어나보였다.

크렘린 궁 안의 박물관에는 러시아와 무관한 것들도 전시하고 있었다. 우연히 들어간 종탑 건물 안의 전시관. 일본의 그림, 옷, 조각 작품들을 소개하고 있었다.

크렘린 구경을 마치고 나오니, 오후 3시. 거의 반나절을 보낸 셈이다.

바실리 성당으로 향했다. 어제 잠깐 봤지만, 다시 봐도 멋지다. 괜히 러시아를 대표하는 건축물이 아니다. 왠지 익숙하다 했더니, 테트리스 게임에 나왔던 건물이 바로 여기다. 직접 들어가지는 않고, 외부에서 둘러보는 것으로 대신했다.
모스크바 강도 가보고 오가는 다리 밑에서 유람선도 봤다.

이후 붉은 광장으로 향했다. 월요일이라 그런가 어제보다 경찰들이 눈에 띄게 줄었다. 조금은 안심이되었다. 우리나라의 광화문 광장처럼, 국적을 초월해서 남녀노소 누구나 사진을 찍고 즐기는 자유로운 분위기가 펼쳐졌다.

다시 처음 왔던 알렉산더 가든으로 돌아와 분수대에서 관광객들을 잠시 구경하고는 숙소로 돌아왔다.
오자마자, 주인이 거주 등록증을 내밀었다.

'이제 맘 편히 다닐 수 있겠구나'

PS. 러시아를 여행하는 외국인은 생각보다 그닥 많아 보이지 않는다. booking.com 에 등록된 숙소의 리뷰를 보면 거의 러시아어로 쓰여있다. 이런 경향은 대도시가 아닌 외곽의 중소 도시의 숙소에서 더 많이 나타난다.

PS2. 러시아 사람들의 늦은 저녁. 오후 9시가 넘어 저녁을 먹는다. 다 그런걸까 아니면 여기 숙소에 있는 사람들만? 해가 길어짐에 따라 식사 시간도 덩달아 늦어진 탓일까.

PS3. 크렘린 궁 안에는 지금의 대통령 집무실이 있어서, 안에 경찰들이 관광객들의 동선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벗어난 행동을 하면 여지없이 호루라기를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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