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40일차 - 그렇지 이게 요즘 날씨지

비는 밤새 내렸다. 고질벅인 문제인 빗물이 들어오는 문제는 여전하다. 중간에 몇 번을 깼다. 아침 6시 무렵 일어났는데 밖에서 사람소리가 들렸다. 한사람 목소리가 아닌 여러사람이다.

뭐지.
나름 숨는다고 신경써서 텐트를 친 건데. 잠시후 차량이 한대 오더니 그들을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텐트 친 곳 근처에 버스 정류장이 있었던 것이다.

어제 처럼 비가 그치고 구름사이로 햇빛도 비친다. 오늘은 과연….
아침을 먹고 출발준비를 마쳤다. Rijeka 까지는 120 여 킬로미터. 예정대로라면 내일이면 도착할 수 있을 것이다.

오늘 루트는 300 미터가 넘는 언덕을 넘어야 한다. 크로아티아 루트를 통틀어 이런 구간이 2 군데 있는데, 첫번째가 오늘이다.
출발하기전에 패니어와 옷가지 등을 햇볕에 잠시 말렸다. 물을 먹은 패니어는 훨씬 무겁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말리는것이 좋다.

출발부터 오르막이다. 덕분이 어제 체 말리 못하고 입은 져지가 금세 마르게 생겼다.
구름이 거치고 본격적인 햇볕이 비치는 날이 되었다.

자전거를 타면서 땀도 나고 목이 타서 물도 여러번 마셨다.

'그렇지 이게 요즘 날씨지.'

고도가 높아질수록 바다 건너 아드리아해의 섬이 보였다. 얼핏보기에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사막 같아 보인다.
섬으로 가는 카페리 표지판도 보인다. 오늘 같은 날씨라면 섬라이딩도 괜찮을 것이다.
지중해 바다는 파란 물감을 풀어놓은듯 파랗다.

오후 4시 무렵, 상점이 있는 마을에 들러 장을 보고는 야영할 장소를 물색했다. 최소한 마을은 빠져나와야 했다. 대개 마을은 해변 가까이에 있기 때문에 기존의 달리던 길에서 내리막을 따라 내려가야 한다. 부식을 잔뜩 싣고 다시 오르막을 오르려니 여간 힘든게 아니다. 조금 달리니, 공사구간이 나타났고, 드물긴 하지만, 텐트를 가려줄 나무들이 듬성듬성 보였다.

'오케이'

텐트를 쳤다. 멀리 석양이 지중해 아래로 내려가는 것이 보였다. 해를 보다니 얼마만인가?

PS. 오후 7시에 치는 저녁 종소리가 들린다. 아침에는 오전 7시에 울린다. 마치 이슬람국가에서 들을 수 있는 아잔 같다.
PS2. 내가 이태리 사람 처럼 보이나. 슈퍼 종업원들이 챠우 하고 인사한다.
PS3. 그동안 비가 그렇게 왔건만, 산 마다 골자기에는 물이 보이지 않는다. 말도 안돼. 물을 어디로 간 건가.

















[거리 정보]

달린 거리 : 76.321 km
누적 거리 : 33713.911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 journey/croatia/2018/day12.txt
  • Last modified: 8 weeks ago
  • (external ed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