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8일차 - 이렇게 살아도 되는구나

크로아티아 국경까지는 30 여 킬로미터. Lepetane 와 Kamenari 를 오가는 배를 타고 갈 경우에 한해서다. 배를 안타고 간다면 25 킬로미터를 더 달려야 한다. 다행히 날씨는 그리 나쁘지 않다. 선착장에 도착하니, 승선을 기다리는 차량이 줄지어 서있다. 매표소에 가서 가격을 확인했다.
자전거는 1유로. 사람은 무료다.
타지 않을 이유가 없다. 가격도 저렴하고. 운행 거리도 짧지만, 워낙에 타려는 사람들이 많아, 배들이 부지런히 강을 오갔다.
한눈에 보기에도 바다에 면한 호수는 깨끗해보였다.
오늘 밤은 웜샤워 호스트의 집에서 묵을 계획이다. 그의 위치는 국경에서 그다지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이다. 근처에 가게가 없는 만큼, 국경을 넘기 전에 몬테네그로 쪽에서 부식을 구입했다.
국경 근처에 다다르자,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구글 맵 상에서 이곳 국경의 평점이 상당히 낮았는데, 대부분의 내용은 시간이 너무 오래걸린다는 것이었다. 직접 가보니, 그건 성수기 때의 경우고, 채 5분도 걸리지 않아 입국 도장을 받았다. 짐 검사도 하지 않았고.
구글지도에 찍힌 웜샤워 호스트의 집으로 향했다. 가는 길은 쉽지 않았다. 작은 마을과 높은 산등성이를 넘어야 했기 때문이다. 한창 끌바를 하고 있는데, 차량 한대가 서더니,

'혹시 웜샤워 게스트 인가요?'

라는 질문이 들려왔다.
차에는 두사람이 타고 있었는데, 호스트인 Marco 어저씨와 젊은이였다. 그들은 어딘가로 바깥 볼일을 보러 가는 중이었고, 나에게 길의 방향을 알려주었다.

'한 시간 후에 돌아올 거에요'

그의 집(?)에 도착했다. 가기는 힘들었지만, 그의 집 그리고 뒤 켠의 언덕에서 내려다보이는 지중해의 경치를 멋있었다. 텐트를 치고 야영을 준비할 동안, 그들이 돌아왔다.

마르코 아저씨는 캐나다에서 태어났고, 전세계를 돌아다니며 일을 하다가 17년 전 부터 이곳에서 정착해 살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 영국에서 온 패런이라는 친구는 나처럼 자전거 여행 중인데, 아저씨와 함께 이곳에서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그 프로젝트는 두브로브니크와 보스니아 사라예보까지 기찻길로 연결하는 것이란다. 옛날에는 이어져 운영이 되었지만, 현재는 중단된 상태인데, 다시 재개되면 이곳 두브로니크나 보스니아 쪽도 찾는 사람이 많아져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곳도 젊은 사람이 모두 도시로 빠져나가고 노년층들만 남아있어 활기가 떨어졌다고 했다.
이들과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한 것 같다.
숙소에 머물면서 두브로브니크에 버스를 타고 다녀오라고 하셨지만(하루에 몇 번 버스가 운행한다고). 이미 두브로브니크에 숙소를 예약을 했고, 이곳 화폐인 쿠나로 환전을 해야 했다.

마르코 아저씨의 집은 컨테이너 건물이지만, 모든 곳에 그의 손 때가 뭍어 있었다. 그는 태양광 패널을 사용하는데, 요즘 같은 날씨는 종일 충전이 되지 않아, 전기를 거의 못쓰고 있다고 했다.
해가지자 촛불을 켰다. 그리고 물은 산에서 내려오는 걸 사용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오프그리드(off-grid) 적인 생활이었다. 내가 예전부터 원했던 삶의 방식이었고, 몸소 실제로 살고 있는 아저씨가 부러웠다.
웜샤워 호스트를 만날 때마다 일종의 자신감을 얻는다.
'아 이렇게 살아도 되는 구나'
































<마르코 아저씨 집 입구>

[거리 정보]

달린 거리 : 43.957 km
누적 거리 : 33133.596 km

[고도 정보]

[지도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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