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6일차 - 3년 경력의 기술
밖의 바람부는 소리가 집안까지 들릴 정도로 강한 바람과 함께 비가 내렸다.
'어제 이사오길 잘했군'
늦은 아침을 먹고, 마실 겸 동네 슈퍼마켓에 갔다. 기존의 숙소에서도 자주 이용했던 big supermarket.
블로러에 여러 곳이 있는 슈퍼마켓 체인으로서, 동일 제품의 가격이 체인점마다 다른 것이 특징이다.
소시지와 우유는 이곳이 저렴했고, 커피와 토마토 소스, 통조림은 예전 숙소에 가까웠던 다른 체인점이 더 저렴했다. 파스타 면과 식빵 가격은 동일했다. 소시지와 우유 그리고 식빵과 파스타 면을 구입했다. 나머지는 다음에 시내에 갔을 때 사야지.
우산을 쓰고 나갔는데, 강풍에 제대로 쓸 수가 없어 접을 수 밖에 없었다.
비를 맞고 들어와 샤워를 하려다가, 그 동안 별러왔던 머리를 자르기로 했다. 잘 때마다 뒷머리가 길어 답답한 느낌이 들면 머리카락을 자를 때가 된 것이다. 벌써 거의 3년 가까이 자가 이발을 하다 보니, 익숙해졌다. 아마 여행이 끝나더라도 평생 이발소에 갈 일은 없을 듯 하다.
지난 달에 서유럽 그리고 이후 영국까지의 라이딩 루트를 확정했었다. 그런데 크로아티아 구간이 마음에 걸렸다. 지중해 해안 도로를 따라 북서쪽으로 올라가는 도로인데, 갓길도 없고 워낙에 오가는 차량이 많아, Warmshower 포럼에서도 이 곳을 피하라는 조언을 여러군데에서 볼 수 있었다.
최단거리이기도 하고, 내륙쪽보다는 상대적으로 고도가 낮아 수월하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무엇보다 안전을 더 우선적으로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이탈리아나 프랑스, 스페인, 포르투칼에서도 해변도로를 달릴 것이기 때문에, 풍경이 보지 못해 아쉬울 건 없었다.
웹 서핑을 통해 크로아티아 스플리트 이후 내륙구간을 통과하는 gpx 파일을 찾았다.
지금까지의 라이딩을 돌이켜보면, 아무리 멋지고 유명한 곳이라도 차량이 많고 갓길이 없으면 제대로 즐길 수가 없었다. 차라리 심심한 풍경이라도 한적한 도로를 달리는 것이 훨씬 마음 편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