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젊어서 해야한다는 걸 체감하고 있는 요즘이다. 체력이 받쳐줘야 어딜 가더라도, 가고 볼수 있다.
4일 안에 모스크바를 다 구경하기는 어렵다고 판단, 이틀을 더 연장했다.
오늘은 어제에 이은 미술관 투어 2탄. 그리고 시간되면, 남은 장소들도 가볼 생각이다.
숙소를 나와 지하철로 향했다. 며칠 다녀봤다고 가는 길이, 또 지하철 타는게 익숙해졌다. 어제 갔던 'The Pushkin State Museum of Fine Arts' 가 서양문화 전체를 다루고 있다면, 이곳은 러시아 예술 작품에 한해서만 전시하고 있다. 대신 좀더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어제 그곳1)보다는 건물이 화려하지는 않고 단촐했다. 이곳이 맞는지 구글맵으로 다시 확인해봤을 정도로.
티켓을 구입하고 안으로 들어갔다. 전시관으로 들어가려는데, 직원이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을 가리킨다.
짐을 맡기라는 것. 어제 박물관도, 그리고 볼쇼이 극장도 그랬지만, 옷이나 가방 같은 짐을 보관할 수 있다(보관해야 한다. 특히 백팩의 경우). 이곳 역시 어제와 마찬가지로 플래시만 터트리지 않으면 자유롭게 갤러리 내에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이때가 대략 오전 11시 경. 전시회장으로 들어가기 전, Information desk 에서 브로셔를 챙겼다. 오디오 가이드가 있지만, 한국어는 없어서 패스. 어제도 그랬지만, 전시실이 여러개인 곳의 경우, 지도가 나와 있는 브로셔는 반드시 챙겨야 한다. 각 방들이 미로처럼 이어져 있기 때문에 숫자가 적혀있다고 해도 길을 잃어버리기 쉽다. 지도를 보니, 구역이 무려 62 개다. '헉'
1층과 2층에 걸쳐 2층부터 숫자 순으로 18, 19, 20세기의 회화와 조각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각 hall 마다 러시아의 유명한 화가나 조각가의 컬렉션으로 꾸며져 있다.
초상화들. 서양 특유의 마치 사진을 보는 듯한 고퀄리티의 그림들. 초반에는 대부분 사람을 그린 초상화가 많았는데, 어떤 것은 건물 벽면 전체를 커버할 정도로 엄청난 크기였다. 마치 그림의 대상이 되는 사람의 실제 크기를 그냥 그린 것 처럼. 이들이 입은 옷이나 장신구 또는 뒷 배경이 마치 사진을 보는 착각이 들정도로 세밀했다. 전체적으로 회화 작품이 주로 많았고, 조각 작품이 드물게 있었다. hall 숫자가 높아질 수록 18에서 19세기 20세기로 변했는데, 나 같은 미술에 문외한도 이들 사이에 차이점을 눈치챌 수 있었다.
처음에는 사실주의에 입각한 초상화 위주의 작품들에서 자연을 대상으로한 풍경화들이 주를 이루고, 표현 방법도 채색위주에서 선, 붓 터치 기법으로 변했다. 20세기 현대미술에 들어서는 이해하기가 조금 난감한 작품들도 나오긴 했지만, 49번에서 54번 hall 은 스케치나 그래픽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이후 후반부에는 성당에서 자주 보아온 낯익은 성모화를 비롯한 종교회화들이 전시되었다.
총 62 개의 홀을 돌아다니는 동안 허리와 다리가 아파 몇 번 위자에 앉아 쉬었다. 중간중간 hall 마다 의자가 있는 점은 참 좋았다. 관람을 모두 마치고 갤러리를 나온 시간은 오후 5시. 무려 6시간을 있은 셈이다. 아무것도 먹지도 않고. 정말이지 체력이 중요하다.
들어갈때는 오지 않던 비가 내렸다.
오늘 일정은 이걸로 마무리. 너무 힘들어서 숙소에 가고 싶은 마음 뿐이다.
PS. 크램린도 그렇고, 어제 박물관, 그리고 오늘 갤러리도 그렇지만 브로셔가 참으로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든다(물론 별도의 가이드 또는 오디오 가이드보다는 못하겠지만). 가이드가 없더라도 최소한 브로셔만 있어도 각 홀의 대표적인 작품들이 나와 있어서 이 작품을 찾는 재미(?)와 더불어 왜 이 작품이 선택되었는지를 조금은 이해하게 된다. 방문하기 전에 전시된 작품에 대한 자료들을 구글링해서 읽어보고 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